Story/Health

남성 갱년기, 사회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남위공 2022. 3. 21. 12:27

남성-갱년기

 

갱년기는 흔히 여성 문제로 치부됩니다. 그러나 최근 몇 년 간 중년 남성 사이에서 우울증이 급증하며, 사회 문제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갱년기는 여성의 전유물이 아니며, 중년 남성의 경우 우울증을 방치하다가 병을 악화시키는 경향이 있어 더욱 유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합니다.

 

 

 

OECD 회원국 중 가장 높은 자살률

자살률

 

보건복지부와 한국생명존중 희망재단은 자살예방에 대한 통합적 정보를 제공하는 ‘2021 자살예방 백서’를 발간했습니다. 이 백서는 2019년 자살현황 및 우리나라 자해·자살 시도 현황과 OECD 회원국 자살 통계를 담았습니다. 2019년 우리나라 자살률은 연령대가 높을수록 증가해 80세 이상(67.4명)이 가장 높았습니다.

 

하지만 자살 사망자 수는 50대가 2837명으로 가장 많았습니다. 성별로는 남자가 70.5%로 여자 29.5%보다 2배 이상 높았습니다. 우리나라 자살률은 2017년 기준 10만 명 당 23.0명으로 OECD 회원국 중 가장 높았고, OECD 평균인 11.2명보다 2.1배 높았습니다.

 

남자들의 자살률이 여자보다 두 배 이상 높은 이유는 무엇일까요. 전문가들은 50대 중년 남성의 우울증을 꼽습니다. 중년 남성 우울증은 2008년 이후 꾸준히 증가했습니다. 2017년 발표된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50대 남성 우울증 환자는 2008년 이후 2016년까지 꾸준히 증가했고, 연간 우울증으로 진료받은 남성 환자 중 50~60대 환자가 전체에서 34%를 차지했습니다.

 

 

 

중년 남성 우울증, 원인은 무엇일까?

남성-우울증

 

남성 갱년기는 40대 이후부터 서서히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이 떨어지면서 주로 50~65세쯤 여러 징후를 보이며 나타납니다. 이때 신경전달물질인 세로토닌 분비가 함께 감소하면서 우울증이 유발됩니다. 이러한 신체적 요인과 더불어 환경 요인도 중년 남성의 우울감을 심화시킵니다.

 

중년 남성은 은퇴를 전후로, 노후 대책 우려와 가족 부양 부담이 겹치는 등 경제적인 문제로 인한 심리적 압박을 크게 느낍니다. 이것이 우울증으로 발전될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실제로 2015년 한국 보건사회 연구원 조사에 따르면 50대 남성은 걱정거리를 묻는 질문에 노후생활과 자녀교육, 일자리 등을 많이 꼽았습니다.

 

자신의 일자리 유지와 노후생활을 장담하지 못하는 가운데 높은 주거비, 자녀교육과 부모 부양 등을 우려하는 모습이 역력했습니다. 이들이 취업난으로 갈수록 독립이 늦어지는 20대와 30대를 부양하는 부모 세대라는 점을 고려하면 이들이 느끼는 압박감은 앞으로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예방과 치료 방안은?

 

1. 직업을 가져라

직업을-가져라

 

순천향대학교 의과대학 예방의학교실의 연구에 따르면 직업이 있는 50세 이상 중·장년층은 주부 또는 실직자보다 우울할 확률이 48%~65% 낮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적절한 직업 활동 같은 ‘활동적인 노화(active ageing)’ 과정을 거치면 우울증으로 인한 질병부담을 줄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입니다.

 

 

2. 사람들과 교류하라

사람들과-교류하라

 

전문가들은 직업이 없더라도 개인의 의지와 노력으로 얼마든지 우울증을 극복할 수 있다고 조언합니다.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정신의학과 교수는 “혼자 있는 것은 우울증에 전혀 도움이 안 된다”며 “우울증을 극복하려면 사람들과 교류해야 한다”라고 강조합니다.

 

다니던 직장에서 은퇴하고 정기적인 활동이 없을 경우 사회적 고립이 심화되고 우울증으로 발전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억지로라도 친목활동, 가족모임 등을 자주 가지면서 사람들과 함께하는 시간을 늘리는 것이 좋습니다.

 

 

3. 신체를 움직이는 취미활동을 하라

취미활동

 

어떤 종류건 본인이 하고 싶은 취미활동을 찾아야 합니다. 특히 신체를 움직이는 활동을 동반한 취미를 가질 경우, 떨어지는 체력도 향상하고 기분 전환도 꾀할 수 있습니다. 같은 생각을 가진 사람들끼리 동호회를 만들어 취미활동을 하면 더 좋습니다. 그동안 똑같이 유지하고 반복하던 일상과 생활습관에 변화를 줘, 건강한 생활리듬을 되찾을 수 있습니다.

 

이러한 개인의 노력뿐 아니라 중년의 우울증을 줄이기 위한 사회적인 제도도 필요합니다. 50세 이상 시니어들이 기존의 직업 활동을 지속하거나 새로운 사회활동을 시작할 수 있도록 다양한 사회·제도적 지원이 필요합니다.